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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론실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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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1] 신공공관리(NPM)의 성과주의와 전체주의적 애국심의 결합시도는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Constitutional Patriotism)에 반한다.

2014년 4월 16일의 세월호 참사를 통하여 민낯을 드러낸 관피아 문제와 정부의 무능은, 과연 진정으로 국가가 국민을 위해서 존재하는지를 되묻게 하였다. 관피아란 용어는 주어진 공직기능을 수행하는 공직자가 감시대상인 유관사기업과 결탁하여, 행정의 편의를 제공하고, 공직에서 퇴직한 후에는 유관사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제공받고, 퇴직공직자가 과거의 동료 공직자에게 편의제공을 요구하는 브로커로 활동하고, 기회가 닿으면 다시 공직으로 돌아가는 행태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5대 관피아로 모피아(기획재정부), 교피아(교육부),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보피아(보건복지부), 해피아(해양수산부)가 있는데, 이들이 척결되지 않는 이유는 근절시킬 수 있는 조항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이러한 대책이나 개혁방안들이 결국은 관피아들 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앞에선 관피아 척결, 뒤에선 퇴직자 챙기기 ‘꼼수’, 시사저널 통권 1336호(2015년 5월 26일) ; 기자가 본 5대 관피아 보건복지부 주간조선 통권 2306호(2014년 5월 12일) ; ‘관료들의 천국’ 이대로 둬선 안된다, 시사저널 통권 1281호(2014년 5월 6일) ; 본봉만 보면 ‘겨우 이거야’지만 수당을 들추면 입 벌어진다, 시사저널 통권 1230호(2013년 5월 14일) 등 참조).

정부의 무능극복과 관피아 척결을 위해서 2014년 11월 19일 정부조직법의 개정으로 인사혁신처가 신설되었는데, 그 핵심은  삼성이라는 성공적인 사기업의 인사관리담당자인 이근면씨를 초대 처장으로 임명하여 사기업의 경쟁원칙, 성과주의, 인사평가를 반영하여 공직제도를 혁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공공분야에 사기업의 경쟁원리를 도입하겠다는 전형적인 신공공관리(NPM, New Public Management) 유형의 개혁인데, 아쉽게도 구행정(Old Administration)의 관료주의가 갖는 경직성과 외부에 대한 배타성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된 NPM은 2005년 미국 뉴올리언주의 허리케인 카트리나사태의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구호물자 분배의 지연과 수인성 전염병의 확대 등의 문제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발점으로 터진 미국금융위기 과정에서 그 한계를 드러내어 과거의 이론이 되고 말았다. NPM은 NPG(New Public Governance)라는 학설에 의해서 대체되었는데, 이는 정부와 시민 사회의 협업(governance)과 공공정신으로서 헌법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Sthephanie Newbold, Why a Constitutional Approach Matters for Advancing New Public Governance? pp.13-22, in: Douglas Morgan & Brian Cook (ed), New Public Governance, Routledge, 2014)

이미 구시대의 이론인 NPM식 인사혁신처의 개혁안이 2016년 1월 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2016년 1월 13일 인사혁신처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입법예고)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드러났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파급효가 매우 우려스럽다.  개정안의 핵심내용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국가공무원법의 목적을 ‘공직의 경쟁력을 높이고’, ‘공직가치를 실현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으로서 애국심, 민주성, 청렴성, 도덕성, 책임성, 투명성, 공정성, 공익성, 다양성을 의미하는(개정안 제5조) 공직가치를 공무원이 준수해야 할 의무사항으로 규정하려고 하는 것이다(개정안 제55조의2). 둘째는 직무성과와 역량평가 개념을 도입한 것인데, 근무성적 평정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성과 평과 결과 우수자는 승진, 특별승진, 특별승급, 상여금 지금 등 우대조치가 있는 반면, 성과 미흡자에 대해서는 역량 및 성과 향상 조치를 할 수 있게 규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본제국주의-민간독재-군부독재로 이어지는 전체주의적 압제와 독재로부터, 1987년 헌법을 통해서 간신히 국민주권을 회복한 한국국민과 공직시민사회에 애국심이라는 전체주의적 용어를 너무도 쉽게 사용해서는 안된다.  황국신민서사-국민교육헌장 등 전체주의적 압제 및 독재에 대한 복종을 애국심이라는 명목으로 내면화 시켜서 천황과 조선총독, 선출된 왕으로서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자의 신민으로 만들려고 한 역사적 경험을 잊어서는 안된다.  민주화 이후, 이런 압제와 독재요소들을 걷어내고 진정한 자유화, 민주화를 이룩했어야 했는데, 민주화 이후의 민주화에 실패하여 너무 옛날 사람들이 국정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2016년의 국가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최고위 공직자들의 정신세계는 60, 70년대를 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60, 70년대의 사고와 행동방식마저 20, 30년대의 것으로 채워져 있다면 우리는  지금 100년을 뒤쳐진 정치지도자와  살고 있단 말인가?

애국심이 아닌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 입헌주의의 내면화를 이룬 공무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이란, 어느 정치공동체에서 자신들의 삶을 헌법화(constitutionalization)한다 하더라도, 구성원들에게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constitutional patritiosm)’이 없는 한 헌법이 제 기능을 담당할 수 없기 때문에, 입헌주의의 실제를 헌법의 유무가 아니라 헌법의 의미를 결정하는 파워게임으로 파악하고, 인민을 헌법화(Constituting People)한다는 구상을 헌법을 인민화(Peopling Constitution) 한다는 것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김선택,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 없는 헌법화, 헌법연구 제2권 제1호(2015.3.), 헌법이론실무학회, 1-22쪽)  입헌주의의 내면화와 충성심의 고양은 공직제도 내부의 공직과 사회와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회복하는 것이 시작점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구체적으로 공직제도 내부의 이의제기권의 제도화, 공무원노조의 자유로운 결성과 활동의 보장, 공무원의 정당가입과 일정한 정치활동의 보장, 공무원 노조의 정당으로의 발전 가능성의 확대, 공무원의 정치적 견해가 공직에 투영되는 것을 막는 이의제기권과 형사행정적 고발처분제도의 마련 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이러한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관점에서, 전체주의적 독재국가의 잔재인 초월적인 절대자와 상급자에 대한 충성심을 공직가치라는 카테고리 하의 애국심으로 전용하려는 것은 아닌지라는 의심이 드는 국가공무원법의 개정에 반대한다.  특히 직무성과와 역량평가에 공직가치의 실현정도가 필수적인 기준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고, 공직과 사회와의 의사소통적 합리성을 뒷받침하는 제도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애국심이 상급자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으로 변용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

또한 사기업체의 쉬운해고를 핵심으로 하는 노동개혁입법을 관철하기 위해서 대통령이 가두서명에 나서는 포퓰리즘까지도 동원하는 현실에서,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노동개혁악법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야의 딜의 대상이 되기 좋은 위치에 놓여 버렸다. 공무원 개개인은 나름대로 국가에 대한 열정과 충성심이 있는 순수한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권력자가 교묘하게  악용하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 여러 번의 역사적 경험이 있다. 공직제도 내부의 역량평가로 애국심이 하나의 기준이 되고, 성과주의와 결합한 NPM식의 공직제도에서의 고용의 유연성을 가능하게 만든다면, 이는 상급자에게 충성하는 공동체의 공공복리를 외면하는 무비판적인 공직자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  사기업체의 성과라는 것이 공직에는 애초에 개념적으로 부정합한데, 왜냐하면 공직에서는 경제적 효율성이 아닌 민주적 효율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누가 더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경청하는가? 그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서 어떤 절차적 노력을 기울였는가?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어떻게 잘 조정하기 위해서 공적 재화를 적절히 사용하였는가? 등으로 설명되는 민주적 효율성 개념은 경제적 효율성을 좇는 기업의 성과주의와는 완전히 대치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애국심은 강요된 암기로 이루어지는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자유와 민주의 공기로 가득찬 국가와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내가 이런 정치적 자유와 민주적 존중을 충분히 누리기 때문에 이 공동체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자발적 감정으로만 형성이 가능하다. 또한 이것이 입헌주의에 대한 충성심을 고양하는 배경이 된다. 지금의 질식할 것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어떤 공직자가 감히 이러한 말을 꺼낼  수가 있겠는가? 더욱이 그런 희생과 위험을 한 개인으로서 공직자에게 지우는 것은 결코 합리적인 사회가 아니다. 높은 수준의 합리적인 지식세계의 비판에 의해서 권력의 자의적인 발현욕구가 통제되는 사회가 진정한 자유민주적 법치국가이며, 이것이 권력이 지식의 언어를 경청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총무간사 전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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