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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론실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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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1] 헌법 제1조와 국회의원의 공공선 정향의무

  1. 금기(禁忌)로 가득한 정치?

흔히 총선이나 대선과 같은 큰 선거를 앞둔 명절에 민심이 흩어지고 모이는 여론이 중점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이 시점이 향후 선거판세를 읽는 바로미터(barometer)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정치라는 공적 행위를, 가정이라는 사적 영역에 가두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 정치행위는 원래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다 이루어지고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는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맞는 것이지, 휴일명절에 모인 가족들끼리 어떤 정당과 어떤 후보가 우리 가족의 사적·내적 이익에 부합하는지를 논의하기에 민심이 형성된다는 설명은 다분히 의도적으로 보인다. 설과 명절에만 가족들과 정치이야기를 은밀히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어떤 시기, 어느 장소, 누구와도 함께 공적인 정치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바로 민주공화국이다.

또한 친한 사이일수록 관계가 틀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는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가급적 나누지 말라는 불문율이 있다. 그러나 종교는 선험적인 세계의 반증 불가능한 절대적인 것을 대상으로 하는 것임에 반해서, 정치는 경험적인 세계의 논증 가능한 상대적인 의사결정의 프로세스를 다루는 것이다. 어떻게 성질이 완전히 다른 종교와 정치를 동위에 놓고, 정치도 한 개인의 신념과 양심에 관한 차원의 것으로 포장을 하여 내심에만 머무르게 하고, 외적 표현을 하지 말라고 할 수 있는가?

이처럼 일상생활에서부터 너무나 많은 요소들이 정치를 타부시하게 만들고, 정치는 이데올로기 → 이데올로기는 북한 → 북한과의 연계는 개인 신변의 위협가능성 → 정치에는 침묵과 외면이 개인에게 이로운 것이라는 주입된 의식세계가 정치적 제도의 발전을 통한 국민의 주권화를 가로막고 있다. 의식세계에서부터 정치를 할 수 없는 정치불구자, 자신이 정치를 하고 있음에도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해야만 하는 정치부인자 등, 몇몇 부유하고 세습된 직업정치인을 제외하고는 정치적 야망을 꿈꾸어 볼 수 없기에,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없도록 정치적으로 제도화된 국민들을 갖고는 결코 민주공화국을 달성할 수 없다.

 

그렇다면, 금기로 가득한 정치를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가?

 

  1. 헌법 제1조가 이끌어내는 공직조문

공동체에서 정치적 논의의 규범적 기준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헌법 제1조가 되어야 한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사태의 시위구호로 가사화되어 외쳐진 헌법 제1조가(김선택, 공화국원리와 한국 헌법의 해석, 법제 통권 제609호 (2008.9), 법제처, 44-76쪽), 2016년 정치적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위태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는 유승민의원에 의해서 다시 언급되었다. 유승민의원이 배신자로 낙인찍힌 계기는 세월호시행령의 수정 ‘요청’을 ‘요구’로 바꾸는 것을 놓고 이는 대통령의 고유한 입법권 침해이고, 사법권의 명령심사권 침해이며, 따라서 헌법상의 권력분립위반이라는 곡학아세하는 궤변에 의해서였다(김선택,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 관여권 – 수정ㆍ변경 요구권 유보부 위임의 합헌성, 공법학연구 제16권 제4호 (2015.11), 한국비교공법학회, 95-124쪽 ; 방승주, 국회의 시행령수정·변경요구(청)권의 위헌여부, 공법연구 제44집 제2호 (2015.12), 한국공법학회, 1-30쪽).

국회라는 헌법기관의 부분기관인 국회의원의 배신의 대상은 응당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배신, 공동체의 공공복리에 대한 배신, 헌법 제1조에 대한 배신을 의미하는 것이 되어야지, 공직기관으로서 대통령이 아닌 권력자로서 대통령에 대해 충성하지 않는다는 것이나 정당 내부의 사적 계파의 사적 명령체계에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해서는 안된다. 국가와 공직이라는 최상위의 공적 기능수행을, 과거의 불행했던 전체주의적 독재정권의 힘에 의한 명령스타일로 점철하려고 해서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은 헌법 제1조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문제제기 수준에 머물렀을 뿐 이를 충분히 설명하지는 못했다. 왜냐하면 헌법 제1조 제2항 후단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40조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 ; 제66조 ④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 제101조 ①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는 공직조문을 이끌어 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나온다.-속한다.”의 대응구 구문의 이해가 국민주권주의는 모든 국가권력의 궁극적 원천으로서 국민이 보유한 ‘권력’을 법률에 따라 공정한 민주적 선거제도에 의해서 구성된 공직자에게 위임하고, 구성된 권력을 수임한 공직자는 제2항 후단의 “나온다-속한다”의 대응구 구조에 의해서 공공복리를 지향하는 ‘공직’으로 전환을 이루어 공직자에게 잠시 ‘속해’있는 권력은 항상 자신이 ‘나온’ 곳을 항상 향해 있도록 만드는 기능을 한다(전민형, 공화국원리와 공무원의 공익의무, 고려대학교 법학석사학위논문, 2014, 94쪽).

 

  1. 공직자의 공공선 정향의무의 구체화와 국민의 주권화 필요성

기존의 선거제도와 자유위임을 내용으로 하는 민주주의원리와 구별되는 헌법상의 공화국원리는 국민과 공직자 간의 관계에서 호응성(responsiveness) 및 국민을 향한 권력(to the people)이라는 개념이 도출된다. 단순히 선거일에만 주인이 되어 선출된 국회의원 및 대통령이라는 공직자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당성만을 넘겨주는 기능에 머무르거나, 국민을 위한 권력(for the people)이라는 과거의 애민사상이나 현재의 북한의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에 의해서도 원용될 수 있는 시혜적 관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 자신들의 심부름꾼에 불과한 공직자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고, 명령하여, 스스로 정치를 이루어내자는 것이다. 호응성과 국민을 향한 권력은 헌법상의 공화국원리에서 도출되는 공직자의 공공선 정향의무의 구체화이기 때문에, 이를 위반하는 경우 헌법원리의 위반으로서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헌법상 공화국원리에 의한 공직자의 공공선 정향의무의 도출을 통해서 호응성, 국민을 향한 권력을 공직자에게 법적 의무로 부과한다고 하여도 그 상대방이 되는 국민의 수준이 이를 떠받칠 수 없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 개개인의 주권화이며, 이 주권화의 방법은 정치적 행위의 의미회복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제기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국민의 주권화와 정치적 능력의 회복이라는 과제수행에 있어서, 희망적인 것은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SNS 등을 활용하여 광범위한 의사소통 수단이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이 SNS 인프라가 연예인, 음악, 패션, 음식 등 감각적이고 일차적인 사적 욕망의 분출지에 머무르고 있지만, 확고한 공공복리 지향의 방향성을 갖는 컨텐츠가 만들어지고 네트워크 안에서의 일정한 리더쉽을 확보할 수 있다면 공적 야망을 추구하는 정치적 의사소통의 장으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4월 13일로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총선에서 어떤 후보자가 현재 예비후보자로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구 등록을 하고 있는지 구글 플레이에 들어가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앱을 깔면 바로 알 수 있다. 현재의 예비후보자가 우리의 지역구와 어떤 긴밀한 공적 연계성을 갖고 있는지, 공약이 무엇인지, 살아온 궤적이 무엇인지, 공공복리에 대한 신뢰와 국민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찬 진실한 사람인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SNS 상의 동료시민들과 치열한 검증을 이루어야 한다.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학력과 전과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너무나 부족하다. 자신의 지역구의 후보자가 갖고 있는 검증된 공적 기록들을 바탕으로 주권자인 선거권자들간의 정보공유가 이루어져야 하며(만일 네트워크 상의 검증된 공적 기록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아직 국회의원이라는 상위공직을 맡을 커리어가 쌓이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발휘된 집단 지성을 바탕으로 올바른 공직후보자의 선출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국민의 정치적 판단역량의 확보가 국민의 주권화를 달성하는 지름길이다.

 

총무간사 전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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