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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론실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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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5] 民國97年에 생각해 보는 韓民族의 共有된 記憶 <2부>

  1. 집단으로서 한민족의 올바른 역사적 판단의 배경인 공유된 기억이 불명확하고 과거사에 대한 기준이 불명확해진 이유는, 민족반역자들에 대한 과거청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청산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전체주의적 독재정권 하에서 과거청산의 과제가 대한민국의 체제정통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민국은 일본제국주의에 부역한 민족반역자들의 처벌에 의한 과거청산에 실패하였다. 이 때문에 36년간의 일제시대의 부역은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모든 과거의 역사적 사실과 그에 대한 평가가 불명확해지고 말았다. 개념의 불명확성의 연장선에서 친일파라는 용어의 사용도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친일파라는 용어는 마치 친미파, 친중파, 친러파 중 어떤 전략적 선택으로서 한민족의 이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용어로 개념이 불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일본제국주의에 부역한 민족반역자”라는 정확한 개념을 담고 있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렇게 일제시대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야만, 해방 이후 한국의 “전체주의적 독재에 부역한 사실”을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가 있다.)

따라서 과거청산을 통한 민주적 법치국가를 확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시작점은, 한민족의 공유된 기억(shared memory of Korean people)을 형성하는 것이다. 한민족의 공유된 기억은 민족반역자(이른바, 친일파)들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정확히 기록하고 확정한 뒤, 이에 대해서 우리 한민족 스스로의 역사적 판단을 내려 보는 집단적 훈련과정을 통해서 형성된다.

이민족이 타민족을 억압하고 약탈할 수는 있을 수도 있지만, 같은 민족이 서로를 이민족에게 팔아넘기고 배반한 것은 자연법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에 시효와 같은 개념은 적용될 수 없고, 끝까지 이 사실을 기록하고 후대에 전승하여 역사적·정치적 평가와 판단을 받아야만 한다. 민족반역자에 대한 사실기록과 집단평가에 있어서 시효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처럼 디지털화된 시대에 후손들에 의해서 활자화되어 영구히 남게 되는 이 사실기록과 집단평가의 작업은, 민족반역자에게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형집행과 재산몰수보다 더 강력한 응징수단이 될 것이다.

또한 민족반역자에 대한 사실기록과 집단평가에 의한 영구적 보존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공공선을 배신하려는 선택을 내리려는 순간에 이 또한 영구히 기록되고, 평가받을 것이라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공공선에 대한 배신을 막고 올바른 정치적․역사적 판단을 내리도록 만드는 중요한 판단기준이자 시민적 덕성의 훈련장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일제에 부역한 민족반역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처벌․기록․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던 이유는, 과거청산이 대한민국의 체제정통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한보다 비교적 일본제국주의에 부역한 민족반역자에 대한 처단이 제대로 이루어진 현실에서, 대한민국에서 민족반역자에 대한 처단을 요구한다는 것은 북한체제에 동조한다는 것으로 여겨질 위험성이 있었기 때문이다(Partisan으로 몰릴 위험성이 농후했다).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우리가 정당성을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이야기를 꺼낼 수조차 없도록 의식적인 금기의 세계에 과거청산문제를 가두어 놓았던 것이다. 한국에 있어서 북한문제는 마치 카드게임에서의 으뜸패와 같은 것으로서 기능하는데(북한의 위협 앞에서 모든 논의를 멈추어라!), 자유민주주의의 실현을 최선의 목표로 하는 한국에서 공론장의 회복을 통한 자유롭고 민주적인 정신세계를 회복하는 일과, 북한의 실체적 위협 앞에서 자유의 제한을 너무나 당연히 수긍하는 것의 얻는 것과 잃은 것을 비교형량하여 우선순위를 회복해야 한다.

한국에서 과거청산을 요구하는 것이 북한의 비교적 제대로 이루어진 과거청산에 동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곧 북한체제에 동조하는 것이라는 논리비약을 확실히 깨야만 한다. (일본)제국주의는 식민지를 건설하여 싼 원재료를 얻고, 이를 가공한 소비재를 판매할 수 있는 넓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와 부합하는 면이 있다. 이러한 제국주의논리에 반대하기 위한 투쟁의 일환으로서 기능한 사회주의적 경제체제와 소련을 위시한 공산주의 연맹에 동조한 것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독립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이었지, 결코 이것이 현재의 김일성주의, 김정일주의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다. 일본제국주의의 수탈로부터 한민족이 진정으로 꿈꾸었던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는 기본적 생활이 보장되는 사회적 경제질서를 꿈꾸었던 단일공화국의 수립이 좌절된 것은 매우 큰 불행이며, 한국사회 개혁의 규범적 지향점으로서 소급하여 검토하여야 할 과제이다(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규범의 정신적 지주로서 공화국원리).

일본제국주의에 부역한 민족반역자에 대한 1차적 기록물로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이 우리 세대의 역사적․정치적 판단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텍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질에 30만원인 이 책을 서울시의 모든 학교들이 구입하는 예산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것을 놓고 찬반이 있었고(친일인명사전은 스마트폰 앱으로도 저렴한 가격에 다운받아서 활용할 수 있다), 예산 지원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교육의 중립성이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주제를 있는 그대로 학생들에게 왜곡 없이 제공하고, 결론에 대한 교사의 편향된 간섭 없이 학생 스스로 역사적․정치적 판단을 내려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 나아가 실제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안까지 모색한 뒤,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자료를 확보하는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제한이 발생하는 경우 학교와 교사가 이를 보충해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입시에만 몰두하게 만들고 정치와 역사에 대한 아무런 판단능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교육의 직무유기이며, 지배자가 없는 자유를 이상으로 구성원 모두가 공동체의 주인으로서 사는 공화국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

다만, 친일인명사전은 저자들의 민족반역사실을 발굴하기 위한 초인적인 노력에 비해서, 너무나 강약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을 채 평면적으로 나열되어 있는 아쉬움을 갖고 있다. 민족반역자의 급수를 A급 B급 C급 등으로 구별하여서, 그의 민족반역행위가 남긴 부정적 결과물이 크면 클수록 보다 비중을 두어서 나열이 이루어졌어야 한다. A급 민족반역자들의 행적만을 위주로 일본제국주의 시기의 민족반역행위들이 재구성되어 이를 총론 형식으로 맨 앞에 구성이 되고 이를 중심으로 한민족의 공유된 기억을 형성할 수 있다면 보다 의미 있는 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이러한 총론을 서술하는 데에는 역사학자만이 아니라, 경제학자, 정치학자, 헌법학자 등 여러 지식인들의 협력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모든 책은 자기 스스로의 운명을 갖는다. 친일인명사전도 발간되기 전까지는 저자들만의 소유물이었지만, 발간 이후에는 이 책 스스로의 운명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주어야 한다). 또한 맨 뒤에 부록 형식(이나 별권 형식)으로 민족반역자들이 남긴 글과 인쇄물을 그 자체로 정리하여 제공하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친일인명사전의 발간에 있어서 기본 자료가 된 1차 사료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100여년 전의 생생한 민족반역행위를 기록해서 보존해야 한다. 실제의 민족반역행위를 당시의 출판물을 통해서 접하는 경험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에게 매우 현장감 있는 시민성의 훈련기회가 될 것이다.

 

총무간사 전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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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체가 한숨에 읽히는 강렬한 글이네요, 전체적으로 공감합니다. 특히, “이민족이 타민족을 억압하고 약탈할 수는 있을 수도 있지만, 같은 민족이 서로를 이민족에게 팔아넘기고 배반한 것은 자연법에 반하는 일이기 때문에 시효와 같은 개념은 적용될 수 없고, 끝까지 이 사실을 기록하고 후대에 전승하여 역사적·정치적 평가와 판단을 받아야만 한다. 민족반역자에 대한 사실기록과 집단평가에 있어서 시효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처럼 디지털화된 시대에 후손들에 의해서 활자화되어 영구히 남게 되는 이 사실기록과 집단평가의 작업은, 민족반역자에게 직접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던 사형집행과 재산몰수보다 더 강력한 응징수단이 될 것이다.” – 이 부분 정말 멋진 논리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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