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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이론실무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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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2] 2016년 4월 13일, 제20대 총선의 선거혁명

2016년 4월 13일의 제20대 총선결과(더불어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 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는 가히 선거혁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오직 국민만이 국가라고 하는 공동체의 시원적 권력자로서, 주권자로서의 진정한 경험을 충분히 해 볼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 내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의 과반의석이 무너지고 제2당으로 전락한 현실에서, 여당은 야당의 국정협조를 받아내기 위해서 끝임 없이 양보를 통해서 타협을 이루어야만 하는 진정한 국회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가 마련되었다.

어떤 당도 절대다수가 될 수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 사안쟁점마다 더 많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결정을 선점하고 이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측이 주도권을 쥘 수밖에 없는 협치(governance)의 공간이 열리게 되었다. 이 공간에서 국민은 진정한 자유의 경험과 민주적 의사결정이 갖는 큰 힘을 깨닫게 될 것이다. 루소의 말처럼 선거일에만 잠시 주인이 되었다가 다음 선거일까지 노예로 사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보다 촘촘히 더 많이 나누고 이 권력을 누구도 남용할 수 없도록 서로 다른 기관과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만, 국민 개개인이 안심하고 편안하며 예측 가능한 민주적 법치국가에서의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즉, 더 많이 권력이 나눠지면 나눠질수록, 주권은 보다 충실하게 국민의 손에 쥐여 놓여 있게 된다. 제20대 총선결과는 의회권력을 행정(및 대통령)권력으로부터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최소 앞으로 4년간은) 독립시키게 되었으며, 의회권력 내에서도 또한 누군가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고 협치를 요구하게 되었다. 국민 스스로 만들어 낸 주권자로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이 (기적과도 같은) 혁명적 선거결과를 국민이 충분히 누리고 경험을 해 보아야만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로의 진입이 가능하며, 따라서 주어진 이 소중한 시간을 제대로 유의미하게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

국민의 의회권력의 행정(및 대통령)권력으로부터의 독립 경험은, 필연적으로 법원(대법원장의 임기는 2017년 8월 말까지)과 헌법재판소(헌법재판소장의 임기는 2017년 1월 말까지)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국가기관이 권력(자)의 의중으로부터 독립하여 자기 본연에 주어진 기능의 회복과 발전에만 충실할수록 각 기관간의 견제와 균형 속에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된다는 명제에 한국의 정치현실이 다가갈 수 있다는 희망을 이번 선거를 통해서 보게 되었다. 대법원장과 대법관 및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상 국회(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의 동의를 받아야만 공직에 임명될 수 있는데(헌법 제104조 ① ②, 제111조 ④), 여소야대의 현실에서 지명 및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야당의 의중,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뜻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을 사법권의 지도부로 임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적어도 남은 대통령의 임기동안 더 이상의 수첩인사와 낙마의 반복이라는 인사참사는 목격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기존의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 고위공직자들이 권력자로서 대통령의 인격에 종속되는 현실이 바뀌어, 보다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여소야대의 현실에서 헌법상의 탄핵과 해임건의의 발의요건으로서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과반수 찬성에 의한 의결(헌법 제65조 ②, 제63조 ②)을 요구하기 때문에, 공공복리를 지향하지 않는 공직수행은 공직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기존의 헌법상의 민주주의원리와 법치국가원리로 설명이 이루어지지 않는 공직자의 공공선 정향의무를 도출하는 공화국원리에 대해서는 전민형, 공화국원리와 공무원의 공익의무,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학석사학위논문, 72-75쪽). 그동안, 이처럼 스마트화 된 시대에(올해는 2016년이다!), 고개를 숙이고 대통령 말씀을 열심히 받아 적는 국무회의의 국무위원(장관)들 모습에서 국민은 얼마나 속이 타 들어 갔는가?

결정적으로 보수언론을 포함한 모든 언론사의 논조가 대통령의 기존의 국정운영을 비판하고 협치를 요구하는 것으로 바뀐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보다 정확하게는 제20대 총선결과를 통해서 언론도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래적 사명을 다할 수 있는 민주적 용기를 갖게 되었으며, 부정적인 의미에서 보다 정확하게는 힘과 권력을 찬양하며 부나방같이 권력에 뛰어들어 잔불을 쬐던 언론이 이번 선거결과를 통해서 진정한 힘은 주권자인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4월 13일의 제20대 총선의 혁명적 결과를 우리들 국민은 최대한 누릴 권리가 있다. 또한 지식인 사회는 이 선거결과를 기반으로 국민 개개인의 의식을 주권화시키고,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시민을 형성해내며, 시민적 덕성을 갖춘 시민이 민주적 절차에 포함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아이디어를 제공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이 작은 성취에 안주하지 않는 민주주의에 대한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우리는 1980년대 말 양김의 야권분열에 의한 군부독재의 연장과, 1987년 민주화 이후 3당 합당에 의한 민주주의 발전의 지연을 경험하였다. 또한 2004년 참여정부의 출범 당시 확보된 민주적 개혁의 동력이 민주주의에 대한 아이디어와 민주적 의식의 부재에 의해서 좌초되는 것을 목격하였다. 이러한 두 번의 민주적 개혁과 발전의 기회를 잃어버린 대가가 바로 2008년 이후 한국에 등장한 신보수주의 정권이다. 세 번째 찾아온 천우신조의 기회를 우리는 반드시 살려 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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